드디어 나왔습니다!!
나카무라 후미노리 <쓰리(소매치기)>
일본 시장 조사를 하다가 보니 일본에서는 독자들에 의한 영화화 이야기가 많았던 듯하다.
그만큼 소매치기 묘사가 리얼하고 문장 안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의 임팩트가 컸다는 이야기다.
원서로 읽을 때도 그랬지만 양윤옥 선생님이 번역을 잘 해주신 덕분인지
번역서로 읽어도 첫 장부터 쑤욱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든다.
첫 장부터 그런 몰입을 이끌어내는 소설이라면 사실 말 다한 것이다.
절대 강추 ㅋㅋ
후미노리는 이전에 한국에 소개된 <흙 속의 아이> <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>만 가지고 이야기하자면
어딘가 우울하고 잔잔한 소설을 써온 작가로 이야기되고 있지만.
아직 한국에 번역되지 않은 <총> <차광> <악의의 수기> <최후의 생명>을 보면
그 자신이 매우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중요시하며 자신의 소설에 그것을 잘 녹이고 싶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.
실제로 인터뷰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고....
굳이 말하자면 딥 깊이와 빅 재미, 둘 다 잡은 소설이라는...ㅎㅎ
"하지만 소유라는 개념이 없으면 당연히 절도라는 개념도 없는 게 맞잖아? 이세상에 단 한 사라미라도 굶주리는
아이가 있다면 모든 소유는 죄야." (p.32)
일본 다이쇼, 쇼와 시대에 유행하던 모던걸의 모습들이 그 당시 대중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다는 이야기는
일반론적인 이야기.
그런데 그 동경의 대상이던 모던걸들이 동경하던 사람이 있었다.
다카바타케 카쇼高畠華宵로 말하자면 일본 다이쇼기 말부터 쇼와 초기에 걸쳐 일본의 모던걸을 그린 화가이다.
카쇼는 그 당시 해외(보그 등)의 잡지를 연구하거나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패션을 바탕으로
세련된 모던걸의 모델을 제시하고 그 당시 일본여성들은 패션잡지의 사진들이 아닌
카쇼의 삽화를 보며 패션감각을 키웠다.
카쇼가 <소년구락부> <부인구락부> 등에 실은 삽화 속 모던걸들은, 잡지의 실제 모델들이 입은 옷이나 악세사리보다도 훨씬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그려졌고, 그 다음 날 긴자의 유명백화점에는 카쇼가 그린 모던걸이
입고 있던 옷으로 장식되었다.
카쇼는 모던걸이라 하여 양복을 입은 신여성만을 그린 것이 아니라, 세련된 기모노의 디자인과 악세사리, 기모노에 잘 어울리는 머리모양 등을 제시하면서 서구적이면서도 일본적인 모던걸을 탄생시켰다.
카쇼의 작품들 |
야요이미술관에서 다케바타케 카쇼 탄생 120주년을 맞이해 카쇼전을 기획했다.
전시는 이미 종료되었지만 굳이 전시가 아니더라도 카쇼 다이쇼로망관이나 책이나 엽서로 그림을 볼 수 있다.
http://www.kasho.org/bijutsukan.html
카쇼와 카쇼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<카쇼의 오샤레 교실>
책 읽는 모던걸
<모던걸의 자격조건 10개조> - 부인세계 쇼와4년(1929) 7월호
제 1조
그녀는 정숙한 여성스러움의 적이어야 한다. 단발머리로 면도한 자리가 얼마나 푸르스름한지 신경쓰지 말 것.
옆에 앉은 아가씨에 대해서도 일부러 다리를 꼬고 오만한 자세를 취할 정도의 용기가 필요합니다.
제 2조
아무리 <단팥죽>이 먹고 싶어도 참고 까페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. 문득 여학교시절의 벽에 부딪혀
<이나카>같은 것이 먹고 싶어지겠지만, 모던 라이프에서는 고전과 야취는 금지. 미각도 어디까지나 근대적이고
도회적이지 않으면 안된다. 까페에 들어가면 먼저 <진저 엘>을 주문할 것.
제 3조
어떤 축음기라도 좋다. 재즈 레코드만 있다면 -.거기에 들어가 <골든베트>를 피우지 않으면 안 된다.
다소 (연기에) 숨이 막히는 건 어쩔 수 없다.
<시키시마>와 <야마토>나 <나데시코>는 절대 금지. 손님 접대용, 외출용으로 <킨구치>를 준비할 것.
다만 외출용일 때에는 저렴한 킨구치로 족함.
제 4조
양주라고 이름 붙여진 것은 한 모금 마시고 이름을 외우지 않으면 안 된다. 이것은 다소 돈이 들기 때문에
가끔 얻어 마실 필요가 있다. "보-이상(모던보이를 칭함). 어머 당신은 귀여운 로빈!" 등 말을 걸고
매혹적이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일 것. 그는 매니져에게 비밀로 칵테일을 만들게 할 것이다.
제 5조
외국의 유명잡지를 적어도 다섯 종류정도 봐야 한다. 마루젠(일본 대형서점) 앞에서 보는 것도 괜찮다.
그 안에서 참을성 있게 모자부터 코르셋에 이르기까지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해야 한다.
핀 하나라도 경솔하게 사서는 안 된다. 파리나 헐리우드의 최신 유행을 조사한 뒤에 가장 신기新奇한 것을 살 것.
제 7조
춤을 잘 춰도 못 춰도 어쨌든 댄스홀에 드나들고 언제나 여러 홀의 <초대권>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.
만일 페이브먼트에서 아는 모보짱(모던보이짱의 약자)을 만난다면 한 장씩 나눠줄 것. 그리고 그 분위기의
데카당스를 과장하고 소문을 내야한다. 단 이,삼일 지나면 또 돌려받을 것.
제 8조
토요일일요일 밤은 반드시 긴자에 산보를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. 그리고 가끔은 어떤 남자라도 좋으니 골프맨의 복장을 시켜 동행한다. 상대가 지치면 소다파운테에서 플레인 소다를 살 것. 달콤한 것은 촌스러운 것이다.
이렇게 적어도 열 두번 왕복할 것. 단 밤 중에 가게 쇼윈도우를 들여다 보지 말 것.
제 10조
자신에게 이해관계인 남성 모두에게 먼저 입술을 제공할 것. 그가 아무리 대머리라고 해도 추남이라고 해도,
주저해서는 안 된다. 그리고 그 때 반드시 "당신 뿐이에요" 라고 속삭일 것. 대체로 남자는 무른 것이니...
단지, <정조>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. <정조유린> <위자료청구>의 소송 재판은 이제 과거의 유물이다.
와세다 대학 앞에 시부야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다.
시부야를 가려고 할 때는 거의 지하철을 타고 가곤 했는데
보통 <와세다- 다카다노바바(환승)- 시부야> 이다.
오늘은 왠지 다카다노바바의 그 혼잡스러움이 싫다는 생각이 들어. 환승의 번거로움도 싫다는 생각도 들어
버스를 타보자고 생각했다.
결론만 말하면 지하철로 20분이면 갈 거리를 한 시간만에 도착했다.
동경 버스가 느리다는 것은 이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오늘은 그냥 내 마음이 초조해서 그런지.
아님 한국인 특유의 급한 성격탓인지 그 버스란 것이 개미보다 느린 것이다...
게다가 내가 전에 동경에 살았을 때와 무엇이 바뀌었는지
버스기사 아저씨가 신호를 기다릴 때나 손님을 태울 때 길이 밀려서 움직이지 않을 때...
아무튼 버스가 조금이라도 정차해 있을 때면 어김없이 시동을 끄는 것이다.
(이건 저번에 시나가와에서 출입국관리소를 갈 때도 그랬었다.)
정말 이상했다.
아마 지구 온난화 방지의 일환으로 쓸데 없는 기름 낭비는 하지 말자는 취지일지 모르나.
시동 걸 때가 정차해 있을 때보다 기름 소비가 더 많다고 알고 있다.
그나저나, 손님이 겨우 한 명 탈 때도 시동을 껐다 손님이 타고 나면 다시 시동을 켜고,
왕복 8차선 도로 한 복판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도 시동을 끄는 것이다.
그런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차들이 다니고 있는 차로에서 시동을 끈 채 서있다는 것 자체가 기묘하면서도
어떻게 보면 시동을 끄고 켜고의 차이일 뿐인데 (정지해 있는 차 안에 있는 것은 같은데)
왜이리 익숙하지 못 한 기분이 드는지.....
시동 걸리지 않은 버스에 타는 것 만큼 이상한 기분이 없었다.
어쨌든. 버스가 시동을 끌 때마다
'또 꺼....' 를 연발하며 (물론 속으로 ;;;) 초조해 했던 나였다.
앞으로는 도쿄에서 버스를 탈 때는 시티투어를 해야겠단 마음이 아니면 타지 않기로 했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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